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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일 년간의 인도생활에서 나의 종교활동을 뒤돌아보노라면 꽤 극단적이면서도 흥미롭다일단 모태신앙과 가깝게태어날 때부터 세례만 받지 않았을 뿐 교회는 꾸준히 다녔다물론 강압적으로 끌려 다닌 면이 없지 않지만 어쨌든 목사님께 얼굴도장은 찍고 다닌듯하다그런 면에서 일단 인도에 와보니 종교활동만큼은 나의 온전한 자유의지에 맡겼었고안 갔다.호기심 상 인도 한인교회를 한 번 정도는 가볼까 고려는 해보았지만거리도 거리고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다 보니 매번 포기했었다변명 같지만 같은 이유로도 한인식당을 한번 가본 뒤 끊었다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탈 기독교화되었고탈 종교화된면이 컸다.

자유의 첫 학기를 마친 뒤 이 학기가 시작될 무렵 한국 교환교수님이 대학에 오셨다나는교수님이라는 신분보다도 그저 새로운 한국인이 왔다는 그 자체가 반가워 먼저 다가갔었고 그로서 나의 인도 종교활동도 전환점을 맞게 되었는데간단히 말하자면 내 짧은 인생 중 가장 강력하게 종교활동을 하고 있다주당 열 시간 정도를 할애할 정도다그래도 사실지금이라고 믿음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다만 흘려듣던 이야기들을 자세하게 파고드는 성경공부즉 학문적 다가감에 가깝다사모님이 매주 금요일 밤 차려주시는 한식 때문에 끌려다니는 것도 아니고 이건 중요하지도 않다.

교수님이 오신 뒤교수님의 차 덕분에 호기 심상 한번 즘은 가보고 싶었던 한인교회를 걱정하던 장애 없이 갈 수 있었다.호기심과 관찰하고 싶은 마음에 몇 주간 눈에 불을 켜고 지켜봤으나 한인교회라고 한국의 교회와 다를 것은 딱히 없었다.다만 눈에 띄는 차이라면 인도 선교활동에 주력한다는 것 정도다그렇다고 한인교회에 인도인을 전도하는 것은 아니고(인도인은 없다), 선교사를 교육하며 다른 지역에 보내고분포된 선교사들께 헌금과 기도로 도와주는 형식이다예배를 드리는 방식도방법도 같았다끝나고 먹는 밥도 인도식이 아니고 한국과 같은 한식이다진짜 밥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나의 호기심도 다 떨어져 갈 무렵교수님과 사모님이 교회 신도분들과 깊게 교제를 시작하면서부터 항상 깍두기로 따라다녔던 나도 내가 통찰하지 못했던 한인교회 내면의 이야기들을 몇 가지 엿들을 수 있었다.사실 이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것뿐이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혀 서론이 길어졌다.

글과는 무관한 인도의 교회다. ㅋ

본문으로 들어가자면 일단 인도의 한인교회 속에서도 첸나이라는 지역적 위치 덕분에 교인분들 중 나 같은 유학생을 제외하면 백수가 없다첸나이에 유명한 현대공장뿐만 아니라 현대의 협력업체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고 또한 이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물론 현대와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타 대기업 중 새로운 시장을 개척 혹은 간보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러 오신 분들도 많다이 사실은 중요하다왜 중요하냐면교회는 헌금으로 유지되고백수 없는거기에 대기업 중심의 교인들이 매주 내는 헌금의 액수 때문이다내가 다니는 교회의 총 교인 수는 정확히 모르겠지만평균적으로 매주 성인만 200명 정도 모인다플러스로 타지에 파견된 직원들은 같은 기업일지라도 연봉이 훨씬 높다는 것을 가정하면 이들의 헌금십일조는 과연 소수정예라고 불릴만하다. (기리온의 300용사?)

이러한 교인의 특수함 때문인지설교의 내용은 단순하면서도 약간 보수적인 면이 있다고 느낀다설교 주 내용은 선교자식문제사업 정도이다목사님의 사역 중 제일 중요하면서도 힘든 것이 설교라 보는데교인의 다양성 때문이다대부분 교회는 다양한 직책과 신분상황 속의 교인들이 오가며 동 시간대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기에 한 특정 교인들을 중심으로 예배 볼 수 없다예를 들어 오직 기쁜 상황 속 교인들을 위한혹 반대의 안 좋은 상황 속 교인들만을 위한 예배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이런 교인의 다양성 속 목사님의 설교 주제 잡기와 설교를 풀어나가기는 항상 딜레마일 것 같다그에 비해 한인교회는 교인과 설교가 단순하다더불어 첸나이 한인교회는 미국 한인교회와는 달리 한인 1.5세대, 2세대가 전혀 없다그 덕에 상대적으로 교인 상황과 직책은 단순명료하며 그에 따른 설교도 단순하고 보수적이란 말이다.

또한 교인의 불안정성을 꼽을 수 있다주재원들은 길게는 6대부분은 4년 미만의 기간을 인도에서 보낸 후 돌아간다.짧게는 반년도 안 걸린다는 사람도 많다그렇다고 주재원의 기간 동안 꼭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에 목사님은 새로 온 교인에게 정주기가 쉽지 않다고 하신다많은 교인이 정주면 떠나기 때문이다어쩌면 스쳐 가는 인연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그래서 본의 아니게 새 신도들과는 거리를 느끼신다고 한다여기에 6, 7월만 되면 자녀의 방학 기간에 맞춰 휴가를 떠나많은 공백이 생긴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여러 지역구의 한인교회와 연합 활동을 꾀한다인도 내의 교회뿐만이 아니라 두바이스리랑카 한인교회와도 소통 한다.

이 글에 나열한 정보 대부분은 내가 깊게 볼 수 있어서 본 것이 아니라 4년에서 20년간 인도에서 활동을 하셨던 분들에게 직접들은 한인교회의  이야기다내가 한인교회를 한 두 번 나갔다면 얻을 수 없는 정보다이번 계기로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일부분이라는 교훈을 얻었으며 겉 모습만 보고 차이점이 없다며 속단했던 나의 사고방식을 반성할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