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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플레이와 중국 스마트폰
중국 스마트폰과 시장을 얘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중국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탑재되지 않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어렵다는 내용과 또 다른 하나는 중국내에서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쓸 수 없기 때문에 삼성 전자의 갤럭시가 중국의 화웨이나 오포와 같은 로컬 스마트폰 업체들보다 덜 팔린다는 내용이다. 정말 이런 이유 때문에 삼성 전자의 갤럭시는 안팔리고 중국 로컬 스마트폰이 잘 팔리는 걸까? 그리고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중국 로컬 업체들의 해외 진출의 장애물이 되는 걸까?
구글 인증과 플레이스토어, 그리고 AOSP
먼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하기 위한 전제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을 포함한 안드로이드용 단말을 제조하는 업체에 안드로이드 호환성 테스트(CTS — Compatibility Test Suite)를 받도록 요구한다. 그리고 이런 호환성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에 한 해 GMS(Google Mobile Service)라 불리는 구글이 제공하는 지메일이나 유튜브, 그리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말 그대로 구글이 요청하는 일정 수준의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호환성 인증을 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게 하였다. 구글은 사실 자기들이 제공하는 안드로이드의 버전별 파편화에 따른 사용자의 경험이 달라지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이런 호환성 테스트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안드로이드의 기본 정신이 오픈 소스 프로젝트(AOSP — Android Open Source Project)라는 부분을 강조하며 자기들만의 안드로이드 기반 플랫폼을 만든다. 대표적인 예로 아마존의 킨들이나 사이아노젠 모드(Cyanogen Mod)를 들 수 있다. 결과적으로 안드로이드 자체는 오픈 소스였지만 구글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는 구글에 종속된 서비스였고 구글 플레이 역시 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 기반의 플랫폼들은 구글 플레이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샤오미의 MIUI가 가장 대표적인 AOSP 였다. 2010년 샤오미가 시작되면서 지금의 스마트폰을 시장에 출시하기 전에 먼저 샤오미의 이름을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알린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MIUI라 불리는 AOSP였다. 당시까지 순정 안드로이드의 사용성이나 UX/UI가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했을 때 샤오미는 좀 더 직관적이고 빠른 AOSP를 시장에 내놓게 된 것이다. 어쩌면 샤오미에 대한 초기의 기대감은 스마트폰 제품 자체보다는 이런 AOSP에 대한 기대감이 제품에도 반영된 결과였고 이런 모습을 본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 역시 자사의 안드로이드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화웨이의 경우 EMUI로 메이주는 Flyme UI로 그리고 비보(Vivo)는 Funtouch OS와 같은 이름을 붙이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샤오미나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순정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다. 단지, 자기들만의 위젯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자기 회사만의 UX/UI를 제공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자기들이 출시하는 제품에는 AOSP를 탑재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샤오미의 경우도 AOSP는 외부의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스스로 배포하도록 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단지, 기본이 되는 MIUI 소스만 공유하고 있을 뿐이다.
왜 중국에는 구글 플레이가 없을까?
중국에서 구글 서비스들이 제공되지 않는 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2010년 구글과 중국 정부간 검열 문제로 인한 불편한 관계 끝에 결국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모든 서비스를 철수하게 된다. 그리고 중국 정부 역시 구글과 관련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루트를 차단하게 된다. 이 때 구글 플레이의 접속은 사실상 중국에서 퇴출되게 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 입장에선 굳이 쓸 수도 없는 구글 플레이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는 삼성 전자도 마찮가지 였다. 결국 중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삭제된 채 출시된다.
하지만 구글의 재밌는 정책중 하나가 바로 로컬내의 앱스토어 운영은 문제시 삼지 않는 부분이다. 결국 중국은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업체들 뿐만 아니라 주요 IT업체들이 직접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형태가 정착하게 된다. 현재는 200개 이상의 앱스토어가 중국내 존재하고 그 중 바이두나 텐센트, 치후 360 그리고 화웨이나 샤오미와 같은 업체들이 직접 운영하는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훌륭하게 대체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두나 텐센트, 치후 360과 같은 앱스토어들은 중국에 출시되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접속해서 어플들을 다운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 전자의 갤럭시도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중국에 없다고 해도 전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구글이 정식으로 플레이 스토어를 다시 오픈한다고 해도 앱 스토어가 스마트폰의 판매에 미칠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 해외 진출은 가능한가?
결론만 말하자면 가능하다 이다. 이미 규모가 큰 업체를 중심으로 구글의 CTS인증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나름 두각을 보이고 있는 화웨이는 말할것도 없고 샤오미나 오포와 같은 업체들이 구글의 호환성 테스트를 통과하고 해외 진출 모델들에 한 해 지메일, 플레이 스토어, 구글 맵과 같은 GMS를 기본적으로 탑재해서 내놓고 있다. 물론, 플레이 스토어에 접속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 한국 소비자들은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나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하는 중국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내에서 판매중인 제품을 직구를 통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제품내 구글과 관련된 서비스들이 기본적으로 빠져 있는 경우를 보게 되고 이 때문에 중국 제품들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이용하지 못한다는 오해를 갖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중국 외 시장에서 판매중인 동일 제품이라면 중국내 제품이라도 구글의 CTS를 통과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문제 때문에 샤오미나 화웨이 같은 일부 업체는 중국내 포럼이나 BBS를 통해 중국내에서 판매된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를 설치하는 방법을 공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처음에 언급했던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와 관련된 두가지는 사실이 아니다. 이미 중국 업체들도 구글과 다양한 협력을 진행중이고 CTS와 GMS같은 구글의 가이드나 제공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또한, 삼성 전자의 갤럭시 역시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중국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과의 경쟁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