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 모씨는 차량 앞에 써놓은 전화번호를 050으로 바꾼 뒤 스팸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 개인 전화번호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050으로 걸려오는 스팸 전화나 문자가 늘어나도 050 번호를 새로 부여받으면 된다.
#2 A사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김 모씨는 최근 실적이 올랐다. 050 번호로 개인 휴대폰과 회사 전화를 통합한 이후부터다. 고객이 걸어온 전화를 놓치지 않으니 불만이나 요청 사항을 제 때에 대응할 수 있었다. 전화번호도 하나만 알리면 되니 편하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050 안심번호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안심번호는 개인보다는 기업이 고객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주로 썼다. 택배기사나 대리운전기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일회용 안심번호가 대표적이다.
안심번호는 05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부여받아 실제 휴대폰이나 집전화로 착신 전환해준다. 사용자는 실제 번호를 알리지 않아도 되고 여러 번호를 통합할 수도 있다. 세종, 한국케이블텔레콤을 비롯 이통 3사가 제공한다. 사업자별로 0502~0509까지 다른 번호를 쓴다. 이들이 보유한 통신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별정통신사업자도 여럿이다. 요금은 별정통신사업자가 더 저렴하다. 이동통신 알뜰폰과 같은 형태다.
SK텔레콤은 최근 프리미엄 통신 혜택 프로그램 `T 시그니처`를 출시하면서 이용 고객에게 안심번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0506으로 시작하는 기존 안심번호 서비스인 `T안심콜` 라이트를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개인정보 노출을 꺼려하는 프리미엄 고객을 배려했다. 안심번호를 자주 바꿀 필요가 있거나 용도별로 여러 번호를 쓰려면 라이트가 아닌 T안심콜을 신청하면 된다. 한 달 기본요금은 부가세 포함해 2200원이다.
KT에서는 `0502평생번호`라는 서비스로 제공한다. 앞자리가 0502다. 기본료 월 1100원이다. 해당 번호로 한 달에 10회 이상 전화가 걸려오면 면제다. 50명 이상 단체 가입해도 면제다. 상대방이 전화를 걸었을 때 이동전화나 집, 사무실 등 등록된 번호를 듣고 선택하는 플러스형 상품도 있다.
LG유플러스 고객은 `050안심300`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0505를 쓴다. 한 달에 부가세 포함해 3300원이다. 050 번호로 발신 통화 월 300분을 제공한다. 택배기사나 대리기사 등 일회용 050 번호 통화량이 많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다. 050 번호는 휴대폰 무료통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별정통신업체에서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부분 앱 형태다. 주차에 필요한 착신전환 서비스만 위주다. 일부 요금이 발생하는 서비스도 있지만 수신만 하면 무료다.
케이에프텔의 `메이드샷`도 안심번호 서비스가 무료다. 하지만 안심번호를 한 달에 10번이나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문자나 팩스 수신도 가능하다. 단 송신할 때는 건당 요금이 발생한다.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0508 번호를 사용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사용자도 모르는 사이에 050 번호는 이미 쓰이고 있다”며 “기업고객과 달리 개인 사용자는 거의 무료라 필요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050 안심번호 이용방법 : 사용 중인 통신사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거나 앱을 이용해 안심번호나 평생번호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무료로 이용하려면 메이드샷처럼 별정통신업체가 제공하는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앱을 실행하고 기존 번호를 등록한 뒤 새 번호를 부여받으면 바로 쓸 수 있다.
<050 안심번호 서비스 비교>